경적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 그리고 어디선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잡음, 도심의 도로는 줄지어 서 있는 자동차의 소음으로 가득하다. 이런 소음은 운전자를 짜증스럽게 할 뿐만 아니라 시끄러운 소리에 장기간 노출되면 건강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입힌다.
글 송병호 원장 / 미래이비인후과 www.imiraeclinic.com)
평소 많은 시간을 차 안에서 보내는 30대 중반의 영업사원 L씨는 언제부턴가 귀가 멍멍하고 같은 말을 자꾸 되풀이해서 묻는 버릇이 생겼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다 동료들의 권유로 병원을 찾은 L씨는 뜻밖에 ‘소음성 난청’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L씨는 늘상 거래처까지 이동하면서 시끄러운 도로의 소음을 피하기 위해 음악을 크게 틀고 운전하는 버릇이 있었다. 이렇게 2년을 보내자 L씨의 귀는 지속적인 소음에 노출되면서 난청이 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소음이 85dB이상인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난청의 위험이 있다고 한다. 85dB은 교통 정체시 발생하는 소음 정도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창문을 닫고 운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L씨와 같이 도로의 소음을 피해 높은 볼륨으로 노래를 듣거나 라디오를 들으면 오히려 지하철 소음과 가까운 100dB 정도의 소음에 노출되어 소음성 난청으로 발전할 위험이 생기는 것이다. 흔히 운전 중 도로 위의 소음은 걱정하면서 차안에서 듣는 라디오나 음악 소리는 무심히 넘기는 경우가 있다. 사람의 귀는 복잡하고 순차적인 과정을 거쳐 소리를 전달한다. 그런데 강한 소음에 시달린 귀는 주로 달팽이관의 고음을 담당하는 청각세포에 손상이 생겨 난청에 이르게 된다. 그러나 소음성 난청은 반드시 강한 소리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시끄러운 환경에 노출되어도 난청이 생길 수 있다. 소음성 난청의 초기 증상은 높은 음이 잘 들리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이 없어 스스로 알아채기는 어렵다. 증상이 조금 더 발전하면 대화할 때 상대방의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말소리는 점점 커지게 되고, 자꾸만 되물어 보게 된다. 또한 자기도 모르게 TV나 라디오의 볼륨을 올린다거나, 영화관이나 공개방송, 연설회 때도 남보다 집중해야 제대로 들을 수 있다. 더 심해지면, 이명이나 어지럼증과 같은 다른 귀 관련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처럼 청력이 서서히 약해져서 의사소통이 불편할 정도가 되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어 성격도 점점 소극적으로 변하기 쉽다. 또 장,단기적인 소음에 의해 귀의 평형기능장애가 발생, 전신피로와 수면장애를 부를 수 있으며, 순환기에도 작용해 고혈압, 소화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사무능력 및 일의 능률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이다. 일반적으로 시계바늘이 움직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정상이다. 반면 옆에서 소곤거리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난청인데 자신은 잘 모르는 상태다. 또한 비오는 날, 바깥의 빗방울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면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볼 수 있다. 소음성 난청은 한번 악화되면 보청기를 끼는 것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젊은층에서 소음성 난청이 생기는 경우에는 증상을 빨리 알아차려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웅웅대는 소리, 귀의 통증, 귓속이 울리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바로 소음을 피하고 정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시끄러운 환경에서 오랜 시간 근무한다면 연 1회 반드시 정기적인 청력 검사를 받는다. 일단 소음성 난청 증상이 생겼다면 강한 소리에 접촉하지 않도록 하며 부득이하게 소음을 들어야 하는 경우라면 반드시 소음차단 기구를 사용한다. TV시청, 음악 감상, 컴퓨터 게임을 할 때 볼륨을 높이는 것을 피하고, 장시간 헤드폰 사용도 삼간다. 또한 항생제, 이뇨제, 항암제, 진통제 등은 귀에 독성으로 작용해 소음성 난청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이러한 약제를 투여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Tip *귀가 안 들릴 때 흔히 보이는 증상 1. 대화를 이해하기 힘들다. 2. 주변이 시끄러울 때는 더욱 듣기 힘들거나 전혀 알아들을 수 없다. 3. 다른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웅얼웅얼 하는 것 같다. 4. 텔레비전을 볼 때 다른 식구들이 소리가 너무 크다고 한다. 5. 잘 알아들을 수 없어서 텔레비전 보기도 싫고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 가기도 싫다. 6. 전화로는 상대방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잘 모르겠다. 7. 두 사람 이상이 동시에 이야기하면 혼란스럽다.
* 보청기를 선택할 때 반드시 고려할 사항 1. 전문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를 받아 난청의 원인, 유형 및 정도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받는다. 2. 보청기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기종 및 전반적인 사항을 상담한다. 3. 보청기르 구입할 때에는 보청기 특성을 검사할 수 있는 여러 장비를 구비한 전문점에서 구입해야 한다. 4. 각종 스위치가 정확히 작동하는지, 들리는 음이 너무 크거나 작게 들리지 않는지, 음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지, 귀에 착용하기에 불편하지 않은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5. 보청기 구입 후 정기적인 성능시험이나 청소, 수리 등을 받을수 있는지 확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