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이해하기 쉽게 알레르기성 비염을 달리 `코에 나타나는 천식` 이라고도 한다. 천식이 기관지에서 일어나는 알레르기 반응이라고 하면, 비염은 코의 점막에서 발생하는 알레르기 반응이기 때문이다. 이상과민증을 의미하는 ‘알레르기’ 라는 단어는 최근 우리의 생활환경이 급격히 서구화되면서 친숙해진 단어들 중에 하나다. 그리스어 `allos`에서 유래된 알레르기란 용어를 1906년 처음 사용한 프랑스 학자 폰 피르케도 지금처럼 널리 사용될 줄 알았다면 사용특허를 신청하지 않았을까 싶다. 많은 알레르기성 질환 중에서 알레르기성 비염이란 코 점막이 특정물질에 대하여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으로 연속적인 재채기, 계속 흘러내리는 맑은 콧물(수양성 비루), 코막힘 등을 특징적인 증상으로 하는 질환이다. 소아때부터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며,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고 오래되면 코는 항상 막혀있게 되고 만성 부비동염, 비용종(물혹), 중이염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알레르기를 구분하자면 어느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는 계절성과 일년 내내 계속 발작하는 통년성으로 나눈다. 계절성은 주로 꽃가루에 의하여 생기므로 화분증이라고도 하며 통년성은 집안의 먼지, 진드기, 진균이 주요한 항원이 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으로서는 먼저 부모 양쪽이 알레르기성 질환을 가진 경우 약 75% 정도에서 자식에서도 알레르기성 질환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유전적인 요소가 크다. 그밖에 주거환경의 변화, 대기오염과 같은 환경적 요인과 스트레스 자극,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애완동물의 털과 비듬 등이고 그 외 직물류, 담배, 식품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원인 물질들을 생각할 수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진단은 간단하지는 않고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하여 이루어지는데, 먼저 정확한 병력검사를 통해 기본적인 정보를 얻고 확진을 위해서 피부반응 검사, 유발검사, 면역글로블린 검사, 콧물이나 혈액의 세포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알레르기성 비염의 일반적인 치료에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알레르겐)에 노출을 피하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등이 있으나 실제 완전한 치료란 어렵고 증상을 완화시켜 불편하지 앉게 하는 데 치료목적을 두고 있다. 회피요법은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치료법으로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알레르기성 비염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에 노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증상을 완화시키고 치료약제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 관리에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약물요법의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의 치료에 있어서 가장 빠른 진보를 보이는 분야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완치시킬 수 있는 약제는 없다. 현재의 약물요법은 화학전달 물질의 분비를 억제하는 치료로서 약제의 작용기간 동안만 효과가 있다. 그러므로 의사의 처방과 지시 하에서 적당한 약제를 선택 사용하고 지속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면역요법은 장기적인(대개 4-6년) 주사치료를 해야하고, 그 효과 및 작용기전이 확실하지 않은 점과 적절한 항원 선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치료는 하비갑개 소작술, 레이저 소작술 등을 적용할 수 있겠으나 이는 알레르기성 비염의 병태생리 자체를 교정하는 것은 아니고 과민한 비갑개의 점막을 태워 반응이 적게 일어나도록 하는 것으로서 비폐색을 심하게 호소한 환자에서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알레르기성 비염은 체내의 면역반응으로 생기는 현상으로 아직까지는 발생기전을 포함하여 탁월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따라서 회피요법과 의사처방에 의한 적절한 약물치료로서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최선으로 생각된다. 얼마전 방송상에 소개되어 큰 문제를 일으켰던 소금물로 코세척 하는 것과 같은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치료법이나 민간요법에 현혹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한 후 각자에 맞는 적합한 치료방법을 찾기를 권한다.
제 목
